오늘날 기독교 설교자들은 챗GPT에게 설득력 있는 설교문을 주문하면 1분 안에 때로는 10초 안에 원하는 설교문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시대에 과연 기독교 설교자는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선포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개혁주의 설교학의 핵심적인 쟁점들에 관한 설교자들의 심각한 고민과 성찰을 던지고 있다. 성령 하나님과 설교자의 상호 관계로부터 시작하여, 언약 신학과 설교, 칭의론에 관한 설교학적인 문법, 칼빈의 교회개혁과 설교, 도르트 신경과 교리 강설, 청교도 설교의 유산과 적실성에 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서 개혁주의 설교학의 확고한 토대가 구축될 수 있기를 바란다.
머리말
제1장 성령 하나님과 설교자의 설교학적인 상호 관계
1. 들어가는 말
2. 구속사적인 중첩을 통한 양자 간의 연합
3.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고전 2:4-5)
4. 성령의 조명을 통한 인간 설교자와의 연합
5. 설교의 효과수반발화를 위한 성령의 필수적인 역할
6. 성령과 연합한 진정성 있는 설교자
7. 나가는 말
제2장 언약신학과 설교
1. 들어가는 말
2. 문제 제기
3. 율법주의 설교와 새 관점 논쟁
4. 초월과 내재를 연결하는 개혁파 언약신학
5. 언약 갱신 설교의 구성 요소들
6. 언약 갱신을 위한 설교
7. 나가는 말
제3장 칭의론에 관한 설교학적인 문법
1. 들어가는 말
2. 신인 협력설을 부추기는 설교의 문제점
3. 기독교의 세속화와 사사화
4. 효과수반발화행위를 추구하는 설교학적인 문법
5. 구속사에 기초한 설교학적인 인간론
6. 개혁주의 칭의론에 관한 설교학적인 문법
7. 나가는 말
제4장 칼빈의 교회 개혁과 설교
1. 들어가는 말
2. 칼빈의 교회관
3. 말씀을 통한 교회 개혁
4. 교회 개혁과 설교 전략
5. 권징을 통한 교회 개혁
6. 결론
제5장 도르트 신경과 교리 강설
1. 들어가는 말
2. 교리 강해 설교에 관한 선행연구들
3. 도르트 신경의 목회적인 목적과 이를 위한 수사적인 형식
4. 교리 강설을 위한 청중 이해
5. 도르트 신경에 관한 교리 강해 설교의 방법
6. 도르트 신경에 관한 교리 강설의 개요
7. 나가는 말
제6장 청교도 설교의 유산과 적실성
1. 들어가는 말
2. 21세기 한국 교회의 가현설적인 설교와 신앙의 사사화
3. 뉴잉글랜드의 새로운 환경과 교회 언약에 근거한 말씀 사역
4. 뉴잉글랜드 청교도의 결의론과 실천적 삼단 논법
5. 21세기 한국 교회를 위한 청교도 설교의 적실성
6. 나가는 말
제7장 대재앙에 대한 신정론 관점의 설교 연구
1. 들어가는 말
2. 펴는 글
3. 고난에 대한 목회적인 대응과 신정론
4. 대재앙에 대한 라이프니츠의 신정론
5. 레비나스의 타자 지향적인 책임 윤리
6. 대재앙에 관한 설교 전략
7. 나가는 말
제8장 신자의 고난에 관한 설교 전략: 욥기에 관한 틀 의미론 해석을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2. 언약 관계 안에서 고난 설교의 목적과 언어 수단
3. 고난의 의미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
4. 틀 의미론과 욥기 해석
5. 신자의 고난에 관한 설교 전략
6. 나가는 말
제9장 반전의 깨달음을 통한 섬김의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는 설교
1. 들어가는 말
2. 영적인 친교를 방해하는 설교
3. 동일성의 철학과 비인격적인 물화
4. 설교자와 청중: 이타적인 자아
5. 오스틴의 화행론과 영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설교
6. 반전의 깨달음과 설교 형식 3
7. 나가는 말
제10장 미디어 생태계의 변동에 따른 기독교 설교의 소통 전략
1. 들어가는 말
2. 연구방법론과 선행 연구
3. 기독교 미디어에 관한 신학적인 이해
4. 발터 벤야민의 언어 철학과 미디어
5. 하나님의 영광을 소통하는 언어와 인간의 감각
6. 하나님의 말씀을 소통하는 목회 사역의 미디어
7. 미디어 생태계 변동과 기독교 설교의 소통 전략
8. 나가는 말
하나님의 말씀 선포로서의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관한 설교 내용이 기록된 설교 원고의 차원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 설교자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설교 메시지의 차원을 넘어서서 삼위일체 하나님과 그 백성 사이의 구속 역사와 성경, 성령, 전인격적인 설교자, 특정한 시대적인 상황 그리고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언약적인 만남의 사건을 기대하는 신앙공동체가 모두 관여함으로 파생되는 유일무이한 말씀 사건이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 선포로서의 설교는 실제 말씀 사건으로 성취되는 그 순간에 비로소 온전히 본래 의도했던 효과수반발화 효과를 획득할 수 있다._37p
인간의 언어로 출발한 설교가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말씀 사건으로 창발(emergence)하는 전환점은 어떻게 확보될 수 있을까? 앞서 확인한 바와 같이 청중 편에서의 인본주의적인 의지나 노력을 끌어내기 위하여 (미래 구원의 불확실성에 근거하여) 심리적인 조급증을 자극하는 조건부 명령법(conditional imperative)이 지배하는 설교는 칭의와 성화의 과정에서 전적인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로 인한 구원과 성화를 인정하는 신자를 제대로 양육해 낼 수 없다. 설교자의 설교학적인 문법과 지배적인 형식이 인간의 곤경과 문제를 묘사하는 언어 형식으로 출발하되, 돌연한 하나님의 새로운 은혜와 구원을 구현할 수 있는 급반전의 내러티브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급반전의 내러티브 형식을 설교에 접목한 대표적인 학자는 유진 로우리(Eugene Lowry)다. 그는 인간의 문제와 하나님의 해답, 또는 율법과 복음의 대비를 급반전의 내러티브 설교 형식으로 연결할 것을 주장한다. 로우리에 의하면 내러티브 설교 형식은 설교의 서론에서 모순되는 문제를 제기함으로 청중의 마음에 평형을 깨뜨리는 것에서 출발한다(Upsetting the equilibrium). _104-105p.
설교 행위를 말씀-사건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면, 설교 메시지가 성경 본문을 주해하고 교리적인 내용을 해설하는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신자들이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은혜로 얻은 구원에 감사하느냐, 아니면 신자 편에서의 선행이나 공로를 부각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 설교 내용이 아무리 성경 본문을 올바로 주해하더라도 설교의 효과가 하나님의 은혜로운 구원을 감사하고 찬양하지 않고, 반대로 신자 편에서의 믿음이나 선행을 내세운다면 이는 잘못된 설교다. 결국, 신본주의 교회와 인본주의 교회의 결과는 설교 내용이 아니라, 설교의 목적과 이를 위한 수사적인 전략 여부에서 판가름난다. 설교를 포함한 모든 소통이 내용과 형식 그리고 목적의 3차원으로 지탱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에드워드 팔리가 제안하는 통찰이 시사하는 교훈은 더욱 선명해진다. 교리 설교가 설교의 내용과 형식 그리고 목적의 3차원으로 형성된다고 할 때, 교리 설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특정 교리의 신학적인 의미나 배경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특정 교리가 추구하는 본래의 목회적인 목적이 효과적인 설교 형식이나 전략을 통해서 잘 실현되도록 설교해야 한다_152p.
설교 행위를 말씀-사건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면, 설교 메시지가 성경 본문을 주해하고 교리적인 내용을 해설하는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신자들이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은혜로 얻은 구원에 감사하느냐, 아니면 신자 편에서의 선행이나 공로를 부각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 설교 내용이 아무리 성경 본문을 올바로 주해하더라도 설교의 효과가 하나님의 은혜로운 구원을 감사하고 찬양하지 않고, 반대로 신자 편에서의 믿음이나 선행을 내세운다면 이는 잘못된 설교다. 결국, 신본주의 교회와 인본주의 교회의 결과는 설교 내용이 아니라, 설교의 목적과 이를 위한 수사적인 전략 여부에서 판가름난다. 설교를 포함한 모든 소통이 내용과 형식 그리고 목적의 3차원으로 지탱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에드워드 팔리가 제안하는 통찰이 시사하는 교훈은 더욱 선명해진다. 교리 설교가 설교의 내용과 형식 그리고 목적의 3차원으로 형성된다고 할 때, 교리 설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특정 교리의 신학적인 의미나 배경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특정 교리가 추구하는 본래의 목회적인 목적이 효과적인 설교 형식이나 전략을 통해서 잘 실현되도록 설교해야 한다. 따라서, 기독교 설교자들이 강단에서 대재앙의 문제나 이 세상 속에 현존 하는 고통의 문제, 또는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문제에 관하여 올바로 설교하기 위해서는 설교자와 교회가 먼저 대재앙의 고난 속에서 도움의 손길을 베풀 수 있는 환대의 수사학(rhetoric of hospitality)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중요하다._270-271p.
고난 설교의 언어적인 수단으로서의 설교 메시지가 고난 중인 청중 신자들을 하나님의 위로로 충분히 초청하고 참여시키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설교자가 설교 의사소통(preaching communication)에서 발화자(설교자)와 청취자(청중)의 상호 관계가 하나님과 신자 사이의 언약 관계를 반영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상호 인격적인 신뢰 관계에 근거한 참여적인 언어를 구사하지 못한 채, 자꾸만 고난(suering)의 의미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차원에서 설명하는 데 치중하기 때문이다. … 설교학의 관점에서 발화자와 청취자 사이의 언어를 통한 정보 전달을 설명하자면, 설교 메시지 중에서 하나님의 구속에 관한 역사적인 사실과 정보를 전달하는 언어는 설명하는 언어로서 의사소통 참여자들의 지성에 호소한다. 반면, 참여적인 언어는 의사소통 참여자들의 지·정·의가 결합한 양심의 공감대에 호소하며 더 깊은 언약 관계의 발전으로 청취자를 초청한다._281p.
내러티브 정체성(narrative identity)의 관점에서 볼 때, 반전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설교는 설교자가 청중을 자신과 또 다른 자아, 곧 타자로서의 자아로 연합할 뿐만 아니라 서로의 윤리적인 요청에 대하여 응답하는 과정에서 섬김의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는 설교다. 이렇게 자아 이해에 대한 성경적인 반전을 가져다 주는 설교의 핵심 메시지는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기 때문에 더이상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다’라거나, “내 안에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사신다”는 깨달음이다(갈 2:20). 그러므로 나는 예전의 나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아인 타자를 섬기는 삶을 기쁨으로 살아간다._366p.